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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신이 된 데이터, 선택권을 잃어가는 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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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발 하라리가 호모 데우스에서 내다본 인류의 미래

알고리즘이 나보다 나를 더 잘 아는 시대

불멸·행복·신성을 꿈꾸지만 기술은 새로운 불평등을 낳을 수 있다

 

인간이 만든 알고리즘에 인간의 선택권을 넘겨줄 것인가?

역사학자 유발 노아 하라리는 호모 데우스: 미래의 역사에서 전작 사피엔스의 시선을 미래로 돌린다. 사피엔스가 인류가 어떻게 오늘에 이르렀는지를 살펴본 책이라면, 호모 데우스는 인간이 앞으로 무엇을 꿈꾸고 어떤 존재로 변할지를 묻는다.

 

생존을 넘어 새로운 목표로

하라리는 인류가 오랫동안 두려워했던 세 가지 재앙, 즉 기아와 전염병, 전쟁을 어느 정도 통제하게 됐다고 말한다. 물론 이 문제들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지금도 굶주림과 감염병, 전쟁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이 많다. 다만 과거처럼 인간이 손쓸 수 없는 운명으로만 받아들이지 않고, 정책과 과학기술을 통해 예방하고 관리할 수 있는 문제로 보기 시작했다는 뜻이다.

 

 

생존을 위한 싸움에서 조금씩 벗어난 인류는 이제 세 가지 새로운 목표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첫째는 불멸이다. 인간은 노화와 죽음을 피할 수 없는 운명이 아니라 치료해야 할 질병으로 보기 시작했다. 의학과 생명공학을 발전시켜 더 오래, 더 건강하게 살려는 욕망이다.

 

둘째는 행복이다. 단순히 고통을 줄이는 데 그치지 않고 약물과 뇌과학, 첨단기술을 이용해 더 강하고 오래 지속되는 행복을 얻으려 한다.

 

셋째는 신성이다. 유전공학과 나노기술, 인공지능을 이용해 인간의 몸과 정신을 재설계하려는 시도다. 질병을 치료하는 수준을 넘어 기억력과 지능, 신체 능력까지 향상하려는 것이다.

 

호모 사피엔스(지혜로운 사람)에서 호모 데우스(신이 된 인간)

이러한 욕망이 실현되면 인간은 지혜로운 사람이라는 뜻의 호모 사피엔스를 넘어 신이 된 인간, 즉 호모 데우스로 나아갈 수 있다. 인간이 생명을 만들고 몸을 바꾸며 죽음까지 늦춘다면 과거 신에게만 있다고 여겼던 창조와 변화의 능력을 손에 넣게 되는 셈이다.

 

그러나 하라리가 그리는 미래는 밝기만 한 세상이 아니다. 기술의 혜택을 소수의 부유층이 독점하면 경제적 불평등은 신체와 지능의 격차로 확대될 수 있다. 돈이 많은 사람은 더 건강하고 오래 살며 뛰어난 능력까지 갖추지만, 가난한 사람은 기술에서 소외되는 생물학적 신분사회가 나타날 수 있다.

 

 

AI가 인간의 일자리를 대체하면서 경제적·군사적으로 필요성을 인정받지 못하는 대규모 무용계급이 생길 가능성도 있다. 여기서 무용계급이란 사람이 실제로 가치가 없다는 뜻이 아니다. 효율과 생산성만 중시하는 사회가 일부 사람을 쓸모없다고 취급할 수 있다는 경고다.

 

알고리즘이 나보다 나를 더 잘 안다면

더 큰 문제는 인간의 결정권이다. 지금까지 인본주의는 인간의 감정과 선택을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여겼다. 그러나 빅데이터와 알고리즘이 개인의 취향, 건강 상태, 소비 습관을 인간 자신보다 더 정확히 파악한다면 상황은 달라진다.

 

무엇을 살지, 누구를 만날지, 어떤 직업을 선택할지까지 알고리즘의 추천에 맡기게 될 수 있다. 하라리는 데이터의 흐름과 계산을 가장 높은 권위로 떠받드는 이러한 사고방식을 데이터교라고 부른다.

 

신경과학과 AI의 발전은 인간의 자유의지가 어디까지 진정한 선택인지에 대해서도 질문을 던진다. 우리의 생각과 감정이 뇌의 생화학적 작용과 외부 정보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면, 기업이나 정부가 데이터를 이용해 인간의 판단을 유도할 가능성도 커진다.

 

호모 데우스는 미래를 정확히 예언하는 책이라기보다 인류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묻는 경고장에 가깝다. 기술은 인간을 질병과 고통에서 해방할 수 있지만 새로운 계급과 통제 사회를 만들 수도 있다.

 

신이 되려는 인간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더 강한 능력이 아니다. 그 힘을 누구를 위해, 어디까지 사용할 것인지 결정하는 지혜다. 인간이 기술을 지배할 것인가? 아니면 기술이 인간의 삶을 결정하게 할 것인가? 미래는 바로 이 선택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작성자 newsly 작성일 26-09-06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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