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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정치인들이여! 국민을 위한다는 말보다 국민을 위한 행동을 보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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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의 채근담이 오늘의 정치인에게 묻는 것은 무엇일까?

 

▲ 김성윤 전 단국대 법정대학장, 한국지방자치발전연구원 원장, 정치학 박사     ©

 

국민을 위해 일하겠습니다.”

한국의 정치인들이 가장 자주 하는 말 중 하나다. 선거 때마다 국민을 섬기겠다고 약속하고, 나라의 미래를 걱정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그러나 정치의 진정성은 말소리의 크기가 아니라 국민의 삶에 남긴 변화로 판단해야 한다. 채근담의 다음 구절은 오늘날 정치인들이 삶의 지표로 삼아야 할 가르침이다.

 

士君子 濟人利物 宜居其實 不宜居其名(사군자 제인이물 의거기실)

居其名 則德損(거기명 즉덕손)

士大丈夫 憂國爲民 當有其心 不當有其語(사대장부 우국위민 당유기심 부당유기어有其語 則毀來(유기어 즉훼래)

 

군자는 사람을 돕고 세상을 이롭게 하되 그 실질에는 머물고 명성에는 머물지 말아야 한다. 명성에 머물면 덕이 손상된다. 대장부는 나라를 걱정하고 백성을 위하는 마음을 가져야 하지만, 그것을 말로 내세워서는 안 된다. 말을 앞세우면 비방이 찾아온다는 뜻이다.

 

이 가르침의 핵심은 실질()’이다. 정치는 국민을 위한 것이라고 말하는 데서 끝나서는 안 된다. 실제로 국민의 어려움을 덜어주고 공동체를 이롭게 해야 한다. 서민의 생활은 나아졌는지, 청년에게 희망이 생겼는지, 노인이 존중받고 있는지, 지역의 불균형은 줄어들었는지를 살펴야 한다. 이것이 정치의 실질이다.

 

그러나 현실 정치에서는 성과보다 홍보가 앞서고, 책임보다 공치사가 크게 들릴 때가 많다. 작은 성과도 현수막과 보도자료로 부풀리고, 공적인 사업을 자신의 치적으로 포장한다. 잘된 일은 자신의 공으로 돌리고, 잘못된 일은 전임자나 상대 정당의 책임으로 미룬다. 국민을 위해 존재해야 할 정치가 정치인의 명성을 쌓는 도구로 변하는 순간이다.

 

채근담은 이를 두고 居其名 則德損(거기명 즉덕손) ”, 곧 명성에 머물면 덕이 손상된다고 경계를 주문한다. 정치인이 국민을 도운 뒤 자신의 이름이 얼마나 알려졌는지를 먼저 생각한다면 봉사는 선전이 되고, 정책은 치적이 되며, 국민은 정치적 목적을 위한 수단으로 전락한다.

 

當有其心 不當有其語(당유기심 부당유기어)”라는 가르침도 깊이 새겨야 한다. 나라를 걱정하고 국민을 위하는 마음은 반드시 가져야 하지만, 그것을 입으로 과시해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애국과 민생을 크게 외친다고 해서 저절로 애국자가 되고 민생 정치인이 되는 것은 아니다. 진정으로 국민을 위하는 정치인은 보여주기 위한 행사보다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당장의 인기보다 미래 세대의 이익을 생각한다.

 

정치인의 말에는 책임이 따라야 한다. 국민 통합을 말하면서 편을 가르고, 공정을 외치면서 자신과 측근에게 다른 잣대를 적용하며, 민생을 강조하면서 정쟁에 몰두한다면 말은 오히려 비판의 근거가 된다. 채근담有其語 則毀來(유기어 즉훼래)”, 말을 앞세우면 비방이 찾아온다고 한 까닭이다.

 

국민은 이제 화려한 구호보다 삶을 바꾸는 실천을 원한다. 정치인은 자신의 이름을 남기려 하기보다 좋은 제도를 남겨야 한다. 기념비보다 희망을, 현수막보다 신뢰를, 말보다 성과를 남겨야 한다.

 

정치의 품격은 얼마나 크게 말했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묵묵히 책임졌느냐에서 드러난다. 좋은 정치는 정치인의 명성을 높이는 정치가 아니라 국민의 삶을 높이는 정치다. 채근담의 가르침처럼 실질에 머물고 명성에 머물지 않는 정치인, 나라를 걱정하는 마음을 말이 아닌 행동으로 증명하는 정치인이 절실하다.

 

그것이 오늘날 한국 정치인들이 본받아야 할 삶의 지표이요, 국민의 신뢰를 되찾는 가장 바른 길이다.

 

 

작성자 newsly 작성일 26-08-19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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