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대학교수 선정 올해의 사자성어]격동의 시대, 변동불거(變動不居) 혼돈을 건너는 지혜의 언어, 김성윤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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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대학교수들이 올해의 사자성어로 꼽은 변동불거(變動不居)는 단순한 시대 진단을 넘어,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던지는 철학적 경고음에 가깝다. 주역 계사전(繫辭傳)에 실려 있는 이 말은 “세상은 한순간도 머물지 않고 끊임없이 변화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변화는 사건의 표면이 아니라 세계의 본질이며, 인간이 피할 수 없는 존재론적 조건이라는 사실을 일깨우는 말이다.

 

2024년에서 2025년으로 이어지는 한국 사회는 그 어느 때보다 이 문장의 실제적 무게를 실감하게 했던 해였다. 계엄령 선포 논란, 대통령 탄핵 정국, 정권교체의 정치적 파도, 그리고 외교 무대에서의 새로운 질서 재편에 이르기까지 국내외의 흐름은 한 치 앞도 분간하기 어려운 소용돌이에 가까웠다.

 

K-컬처가 세계를 흔들며 새로운 문화적 위상을 만든 반면, 미·중 신냉전의 장기화는 긴장과 불확실성의 그림자를 짙게 드리웠다. 이 모든 현상은 정지의 순간 없이 요동치는 시대, 즉 ‘변동불거’의 세계를 온몸으로 체감하게 만든다.

 

이 격동의 시대를 해석하는 또 하나의 사자성어, 천명미상(天命靡常)은 의미의 지평을 더욱 깊게 연다. “하늘의 뜻은 일정하지 않다”는 이 말은 권력, 명예, 시대정신, 여론 같은 것들이 영원히 지속될 것이라 믿는 인간의 착각을 무너뜨린다.

 

하늘의 뜻이 고정되지 않았다는 사실은, 따르던 길이 어느 날 갑자기 닫히고, 부정당하던 길이 또 어느 날 새롭게 열릴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 말은 권력자에게는 오만을 경계하라는 경고가, 변화의 바람을 기다리는 이들에게는 희망의 문이 된다.

 

세 번째 사자성어인 추지약무(趨之若騖)는 오리 떼처럼 우르르 몰린다는 의미로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더욱 날카롭게 다가온다. 우리는 지금 정보의 과잉이 판단의 부재로 이어지는 시대를 살고 있다. 소셜 미디어의 알고리즘은 분노와 호기심을 부추기고, 군중은 어느 방향인지도 모른 채 거대한 파도처럼 움직인다.

 

주체적 판단은 소음 속에 희미해지고, 진실은 감정의 굴절 속에서 형태를 잃지는 않은가? 라는 의문마저 든다. 추지약무는 바로 이러한 시대적 조짐을 향한 날선 경고다.

 

결국 이 세 가지 사자성어는 서로 다른 언어로 말하지만, 단 하나의 메시지를 향해 수렴된다.

세상은 끊임없이 흔들리고(變動不居)

그 흔들림은 어떤 것도 영원하지 않게 만들며(天命靡常)

그렇기에 더더욱 우리는 휩쓸리지 않을 ‘자기만의 중심’을 세워야 한다.(趨之若騖)

격동의 시대일수록 중요한 것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며, 민심의 바람보다 더 깊은 곳에서 우리를 붙잡는 내면의 추(錘)가 아닐까 싶다.

주역은 말한다. “군자는 고요함 속에서 도를 찾는다.”

혼돈을 지나가는 길은 외부의 요동을 좇는 것이 아니라, 변화의 바다 한가운데에서도 가라앉지 않는 내면의 기준, 철학적 토대, 지적인 자립성을 단단히 세우는 데 있다.

 

변동불거의 시대는 우리에게 선택을 강요한다.

흔들리는 세계를 핑계 삼아 나 역시 흔들릴 것인가?

아니면 변화의 파도를 넘어설만한 자기만의 질서를 세울 것인가?

 

이 세 사자성어는 단순한 시대 진단을 넘어,

격변의 시대를 건너는 인간에게 필요한 가장 근본적인 성찰, 그것은 바로

흔들리는 세계 속에서 흔들리지 않는 나를 세우라고 조용하지만 단호하게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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