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철만 되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단골 이슈가 있다. 바로 지방자치단체 통합이다. 원론적으로 틀린 말은 아니다. 인구 감소와 수도권 집중이라는 구조적 문제 앞에서 광역 단위의 행정 개편은 피할 수 없는 과제이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이 논의가 번번이 부정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이유는 간단하다. 언제나 선거와 함께 등장했고, 선거가 끝나면 흔적도 없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1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대전·충남 국회의원 오찬 간담회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
윤석열 정부 시절 총선을 앞두고 제기됐던 ‘김포·하남·구리 서울 편입’ 구상이 대표적이다. 메가시티라는 거창한 이름이 붙었지만, 선거 이후 논의는 유야무야(有耶無耶되다)되었지 않은가? 주민 의견 수렴도, 국가 차원의 로드맵도 없이 던져진 이슈라는 인식만 남겼다. 정치가 끼어든 순간, 지자체 통합은 국가 전략이 아니라 선거용 구호로 전락한다는 사실을 국민은 이미 여러 차례 경험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18일 대전·충남 통합을 언급하며 민주당 소속 의원들과 “다가오는 지방선거에서 통합 지자체장을 뽑자”라고 시한까지 제시한 장면은 그래서 더 많은 의문을 낳는다. 수도권 집중을 해소해야 한다는 문제의식 자체에는 이견이 없다.
인구 500만 명 수준의 대권역을 만들어 지방 경쟁력을 키우자는 논의도 오래전부터 이어져 왔다. 부·울·경 메가시티, 대구·경북 통합 합의 역시 같은 흐름 위에 있다. 세계적 추세라는 점에서도 반대하기 어렵다.
그러나 문제는 방식이다. 대전·충남 통합 논의는 도민 여론 수렴이나 충분한 공청회 이전에 정치권에서 먼저 던져졌다. 국민의힘 소속 단체장과 의원들이 선제적으로 제안했고, 관련 법안도 이미 발의됐다. 여기에 대통령이 선거 일정까지 거론하면서 민주당의 속도전 가능성까지 더해졌다. 이 지점에서 많은 국민은 또 선거용 이슈가 아니냐? 는 합리적 의심을 하게 된다.
지자체 통합은 여야 합의와 사회적 숙의 없이는 성공할 수 없다. 더구나 광역 단위를 통합하면서 시·군·구 단체장은 기존처럼 선출할 경우, 행정 불균형과 권한 충돌 문제는 불 보듯 뻔하다. 비근한 예로 천안과 아산은 그대로 둘 것인가? 또 대전·충남은 통합하면서 충북은 어떻게 할 것인가? 부·울·경과 대구·경북, 호남권은 언제 어떤 방식으로 논의할 것인지도 함께 제시되어야 하는데 불쑥 대전·충남 통합을 말하면서 시한까지 그것도 대통령이 제시했다.
어찌 보면 좋은 일이지만 국가적 과제는 선거의 도구가 되는 순간 힘을 잃는다는데 그 한계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지자체 통합 역시 마찬가지다. 지금 필요한 것은 속도가 아니라 신뢰요, 주민 설득이다. 정치가 앞서기보다 주민과 전문가, 여야가 함께 출발선에 서지 않는다면, 통합은 또 하나의 미완의 선거 구호로 남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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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지자체 통합, 국가 과제는 선거 구호가 되어서는 안 된다-Newsly - https://www.newsly.co.kr/2140
선거철만 되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단골 이슈가 있다. 바로 지방자치단체 통합이다. 원론적으로 틀린 말은 아니다. 인구 감소와 수도권 집중이라는 구조적 문제 앞에서 광역 단위의 행정 개편은 피할 수 없는 과제이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이 논의가 번번이 부정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이유는 간단하다. 언제나 선거와 함께 등장했고, 선거가 끝나면 흔적도 없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1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대전·충남 국회의원 오찬 간담회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윤석열 정부 시절 총선을 앞두고 제기됐던 ‘김포·하남·구리 서울 편입’ 구상이 대표적이다. 메가시티라는 거창한 이름이 붙었지만, 선거 이후 논의는 유야무야(有耶無耶되다)되었지 않은가? 주민 의견 수렴도, 국가 차원의 로드맵도 없이 던져진 이슈라는 인식만 남겼다. 정치가 끼어든 순간, 지자체 통합은 국가 전략이 아니라 선거용 구호로 전락한다는 사실을 국민은 이미 여러 차례 경험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18일 대전·충남 통합을 언급하며 민주당 소속 의원들과 “다가오는 지방선거에서 통합 지자체장을 뽑자”라고 시한까지 제시한 장면은 그래서 더 많은 의문을 낳는다. 수도권 집중을 해소해야 한다는 문제의식 자체에는 이견이 없다.
인구 500만 명 수준의 대권역을 만들어 지방 경쟁력을 키우자는 논의도 오래전부터 이어져 왔다. 부·울·경 메가시티, 대구·경북 통합 합의 역시 같은 흐름 위에 있다. 세계적 추세라는 점에서도 반대하기 어렵다.
그러나 문제는 방식이다. 대전·충남 통합 논의는 도민 여론 수렴이나 충분한 공청회 이전에 정치권에서 먼저 던져졌다. 국민의힘 소속 단체장과 의원들이 선제적으로 제안했고, 관련 법안도 이미 발의됐다. 여기에 대통령이 선거 일정까지 거론하면서 민주당의 속도전 가능성까지 더해졌다. 이 지점에서 많은 국민은 또 선거용 이슈가 아니냐? 는 합리적 의심을 하게 된다.
지자체 통합은 여야 합의와 사회적 숙의 없이는 성공할 수 없다. 더구나 광역 단위를 통합하면서 시·군·구 단체장은 기존처럼 선출할 경우, 행정 불균형과 권한 충돌 문제는 불 보듯 뻔하다. 비근한 예로 천안과 아산은 그대로 둘 것인가? 또 대전·충남은 통합하면서 충북은 어떻게 할 것인가? 부·울·경과 대구·경북, 호남권은 언제 어떤 방식으로 논의할 것인지도 함께 제시되어야 하는데 불쑥 대전·충남 통합을 말하면서 시한까지 그것도 대통령이 제시했다.
어찌 보면 좋은 일이지만 국가적 과제는 선거의 도구가 되는 순간 힘을 잃는다는데 그 한계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지자체 통합 역시 마찬가지다. 지금 필요한 것은 속도가 아니라 신뢰요, 주민 설득이다. 정치가 앞서기보다 주민과 전문가, 여야가 함께 출발선에 서지 않는다면, 통합은 또 하나의 미완의 선거 구호로 남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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